치과 이야기/치과 일상

치대생 시절 턱뼈가 부러진 치과의사 이야기(하악골골절 3편)

치과의사 몽구 2023. 12. 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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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entist-monggu.tistory.com/entry/%EC%B9%98%EB%8C%80%EC%83%9D-%EC%8B%9C%EC%A0%88-%ED%84%B1%EB%BC%88%EA%B0%80-%EB%B6%80%EB%9F%AC%EC%A7%84-%EC%B9%98%EA%B3%BC%EC%9D%98%EC%82%AC-%EC%9D%B4%EC%95%BC%EA%B8%B0%ED%95%98%EC%95%85%EA%B3%A8-%EA%B3%A8%EC%A0%88-2%ED%8E%B8

(2편을 먼저 읽고 오세요)

 

마지막 화.

 

수술 다음 날이다.

수술 다음날은 여전히 통증이 극심하다. 진통제 없이는 잠을 자기 힘들었다. 교수님께서 퇴원을 다음날해라고 하셨단다. (아니 교수님 아무리 제가 젊고 실습 등등 바쁜 시기지만 수술 이틀뒤 퇴원이라니요....)

블로그를 찾아 읽어봐도 대부분 수술 후에 5일은 입원하는 듯 했다.

어안이 벙벙한 와중 아침에 간호사가 오더니 다음날 퇴원이시죠? 한다.

예... 뭐 어쩔수없이 다음날 퇴원해야 할 것 같았다.

 

처치실에서 부른다. 드레싱을 하러 처치실로 갔다. 실밥을 꿰맨 곳에 드레싱을 하고 입도 한번 세척하고 일으켜주었다.

그러더니 오늘 퇴원이죠? 이러는게 아닌가. (저 어제 수술했는데....)

인턴들한테 물으니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한다. 이게 말이냐 방귀냐;;; 아직 통증이 심해 반박도 못하겠고 나를 놀리는 몰카 같았다. 병동에 올라와서 간호사선생님께 내일 퇴원 아니냐고 하니 또 내일이 맞다고 한다. 멘붕이었다.

일단 간호사님께 오늘 퇴원은 못할 것 같다고 도저히 상태가 안좋다고 했다.

간호사선생님들도 동의하는 듯하다. 얼굴이 거의 호빵처럼 부풀어있으니 말이다.

처치실에서 다시 부른다. 레지쌤이 오늘 퇴원해야 한다고 하면서 더 이상 처치할 게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나도 처치할게 있어서 입원하는 게 아닌 건 아는데요...

진통제도 필요하고 미음도 필요할뿐.. 선배님이라 화내지도 못하고 직접 교수님께 연락드릴 테니 일단 퇴원처방은 내지 말아 달라고 하고 나왔다. 대충 들어보니 새벽에 나처럼 골절된 사람이 또 와서 병상이 부족한 듯했다. 병상 확보하려면 다른 과에 전화해서 부탁도 해야 하고 처리해야 하는 것도 있으니 귀찮아서 후배인 나에게 나가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도 웬만하면 의사의 마음으로 양보? 해주겠지만 그래도 수술 다음날은 아니지 않나... 이건 아닌 것 같아서 또 간호사선생님께 말하니 자기들이 한번 말해보겠다고 한다. 간호사들이 내 편들고 선배님들과 싸우는 느낌이다. 아 평상시에 사회생활 좀 할걸... 하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병실에서 다시 쉬고 있으니 간호사쌤이 오셔서 내일 퇴원인 거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당연한 게 참 고맙게 느껴졌다. 수술 이틀뒤에 퇴원도 영 빠른 것 같았는데 그마저도 놓칠 뻔했으니 감지덕지였다.

밥은 미음과 더불어 여러가지 셰이크, 우유 등등 골고루 마셨다. 여전히 빨대를 이용해야만 식사가 가능했으며 그래도 자고 일어날 때마다 통증이 조금씩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수술하고 나서 방어기제인지 열이 계속 나서 여자친구가 새벽 내내 땀식혀주느라 고생했는데 참 고마웠다. 치대생 환자와 간호사인 여자친구 조합이 병동에 간호사 선생님들도 신기했는지 자기들끼리 많이 얘기한 것 같다. 이제 그 병동에 나를 모르는 간호사가 없는 듯했다.

수술 다다음날이다.

자고 일어나니 확실히 어제보단 나았다. 진통제없이 살만한 정도.

아치바를 끼워나서 입술이 다 헐고 터진것 때문에 열감이 심했지만 수술 부위의 통증은 괜찮았다.

어제처럼 아침에 간단히 고무줄을 바꾸고 세척을 했다.

8개를 걸었던 고무줄을 4개로 바꿨으며 나에게 고무줄 거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오늘은 CT찍고 퇴원수속 밟으면 된다고 하셨다. CT를 찍었다

CT를 보면 대체로 완벽하게 맞게 고정되어 있는 듯하다.

다시 한번 권교수님 감사합니다 꾸벅

교합도 거의 안바뀐듯하고 빨리 적응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병동에 돌아가 빠르게 퇴원을 준비했다.

 

영수증을 끊었다. 생각보다 금액이 적게 나와서 좀 놀랬다.

3~400만 원 정도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100만 원 초반 정도의 금액이었다.

우리나라 보험제도의 우수성을 새삼 체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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